HOLDING POINT
글. 강리
반갑습니다, 땡땡 콜렉티브의 기획자로서 첫 인사말을 건넵니다.
지난 2020년 12월, 저는 다소 충동적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함께 미술 비평 연습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운이 좋게도 꽤나 많은 연락을 받았고, 그 중 세 사람과 땡땡 콜렉티브를 꾸렸습니다. 수요일 저녁마다 예술이론과 비평에 관하여 함께 읽고 서로의 글쓰기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의 담장 바깥에서는 땡땡 콜렉티브의 활동이 어떻게 읽힐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소셜 계정을 개설하고,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땡땡 콜렉티브는 지금 소통을 기반으로 한 열린 공동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메일링 서비스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미술과 텍스트를 매개로 한 관계 맺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에 걸맞게 창간호에는 네 사람이 각자 미술 혹은 미술계와 관계 맺게 된 사정에 관하여 쓴 에세이를 수록하였습니다. 네 편의 에세이는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하였다는 점에서 각자에 대한 소개이기도 하지만, 땡땡 콜렉티브가 앞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땡땡 콜렉티브는 '땡땡'으로 비워진 자리를 함께 채워나가는 과정을 경계 없는 글쓰기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땡땡 콜렉티브의 이름은 빈 칸을 가르켜 '땡땡'이라고 부르는 언어습관에서 출발했습니다. 아직 '땡땡'에 무엇이 자리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막연하게 어떤 주제나 관점, 대상이 될 것이라 추측하지만, 때로는 전혀 다른 길로 향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땡땡'의 가능성에 기대어 길어올린 사유가 우리의 목마름을 해갈하였듯, 누군가의 필요에도 가닿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땡땡 콜렉티브는 홀딩 포인트에 있습니다. ‘홀딩 포인트(Holding Point)’는 관제탑에서 이륙 허가를 받기 전 활주로에서 대기하는 순간을 이르는 항공 용어입니다. 땡땡 콜렉티브는 지금 여기에서 구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관제탑 삼아 새로운 국면으로 출발하려 합니다. 동행을 허락하여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Enjoy Your 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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